교신저자:이원상, 120-752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250(신촌동 134)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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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Ramsay-Hunt 증후군은 1907년 James Ramsay Hunt에 의해 처음 기술된 질병으로서 안면마비, 이개 및 안면부에 발생하는 소수포성 발진, 외이부 동통이 동반되는 증후군이다.1) Ramsay-Hunt 증후군은 슬상신경절(geniculate ganglion)에 잠재되어 있던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가 재활성화되어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안면마비, 이통, 수포의 3대 증상 이외에도 이명, 청력 감소, 과민청각, 현훈 등의 다양한 VIII번 뇌신경증 증상을 동반한다고 알려져 있다.2)
또한 Hunt가 처음 이 병을 기술하였을 때, 안면신경 마비 뿐만이 아니라 VII번 뇌신경과 동일한 새열궁에서 분지되는 XI, X번 뇌신경도 침범될 수 있음을 이미 보고하였다. 근래에는 안면신경 마비 없이 IX, X번 뇌신경이 침범되어 애성 및 연하곤란을 호소한 증례, 안면신경 마비 없이 VIII, IX, X번 뇌신경 장애를 보인 증례 등이 발표되었다.3,4) 이처럼 Ramsay-Hunt 증후군은 VII번 뇌신경 뿐만 아니라 V, VIII, IX, X번의 뇌신경을 모두 침범할 수 있는 다발성 뇌신경염으로 이해되고 있다.
Ramsay-Hunt 증후군에서 청력 감소는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적지 않게 볼 수 있는 증상이지만 발생 빈도가 7%에서 85%에 이르기까지 보고자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5,6)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Ramsay-Hunt 증후군 환자에서 청력 감소의 발생률에 대한 정확한 보고가 없으며, 청력 감소가 있는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들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미약한 실정이다.
본 논문에서는 Ramsay-Hunt 증후군 환자들의 청력 감소 발병률 및 임상적 특징들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대상 및 방법
본 연구에서는 1990년부터 2007년까지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Ramsay-Hunt 증후군을 진단받은 총 169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무기록 조사를 통한 후향적 연구를 시행하였다. Ramsay-Hunt 증후군의 임상적 진단 기준은 1) 안면마비, 2) 이통 또는 외이도 및 이개의 수포성 발진, 3) 수두바이러스 항체(IgM or IgG) 양성을 모두 만족하는 환자로 정하였다. 이전에 감각신경성 난청, 만성 중이염, 전정 신경염 등의 이과적 과거력이 있었던 9명은 제외하였다. 처음 내원 당시 문진 소견상 이명 증상, 청력 감소 여부 등을 조사하였으며 신체 검진을 통해 안면마비 정도는 House-Brackmann 등급에 따라 구분하였다.
33명의 청력 감소를 호소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순음 청력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청력 감소의 증상이 없었던 환자 127명의 환자들 중 임의의 78명을 대상으로 순음 청력 검사를 시행하였다. 평균 검사 시기는 환자가 병원을 처음 방문한지 6일째(최대 14일, 최소 1일)되는 날이었다. 순음 청력 검사의 단위는 dB HL(hearing level)을 사용하였다. 순음 검사상 건측 청각 역치와 환측 청각 역치의 차이를 구하여 이 값을 청력 감소 평가에 사용하였다.
500, 1,000, 2,000 Hz의 3가지 주파수 영역에서 평균 청력 역치값을 구하여 회화주파수(Speech frequency)의 청력 상태를 파악하였고, 4,000, 8,000 Hz의 2가지 주파수 영역에서 평균 청력 역치값을 구하여 고주파수(High frequency)의 청력 상태를 파악하였다. 각 주파수대의 청력 역치값을 구하여 환자의 나이, 청력 감소의 주관적 증상 여부, 안면마비 정도 등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분석하였다. 청력 감소(Hearing loss)의 평가는 건측에 비해 환측의 평균 청력 역치값이 10 dB 이상인 경우를 기준으로 하였다. 안면마비 정도는 House-Brackmann 등급에 따라 처음 내원 당시 평가한 단계를 사용하였다.
통계학적 분석은 SPSS 12.0 K를 이용하여 paired t-test, ANOVA, Chi-Square test, repeated measured ANOVA를 시행하였고, 유의 수준은 p<0.05으로 판정하였다.
결 과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42.9±15.6세였고 남자 87명, 여자 73명이었다. 주관적 청력 감소 증상이 있었던 환자는 총 33명(22%)이었고, 이명 증상이 있던 환자는 22명(13.7%)이었다. 이명 증상의 유무와 안면신경 마비 정도의 상관성은 p=0.550으로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160명 중 주관적 청력 감소를 호소하였던 33명의 환자군 평균 나이는 47±15.5세였고, 주관적 청력 감소 증상이 없던 127명의 환자군 평균 나이는 42±15.5세로 주관적 청력 감소를 호소하였던 환자군 나이가 통계적 유의성 있게 더 많았다(p=0.040). 그러나 두 환자군 간의 성별의 차이에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회화주파수에서 청력 역치는 주관적 청력 감소를 호소한 환자군이 30.9±17.5 dB HL, 주관적 청력 감소가 없던 환자군이 20.6±17.2 dB HL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p=0.005)(Table 1).
순음 검사상 환측 및 건측의 평균 청력 역치를 250, 500, 1,000, 2,000, 3,000, 4,000, 8,000 Hz에서 측정한 결과는 Fig. 1과 같다. 환측에서 건측의 청력을 뺀 차이는 주파수가 높은 영역일수록 더 컸으며 repeated measured ANOVA test 에서 p<0.001로 통계적 유의성이 검증되었다.
순음 검사를 시행한 111명의 환자들 중 주관적 청력 감소 증상이 있는 33명과 주관적 청력 감소가 없었던 78명을 비교한 결과 Table 2와 같다. 회화주파수에서 주관적 청력 감소가 있는 환자군은 67%, 주관적 청력 감소가 없는 환자군은 19%의 청력감소(Hearing loss) 발생률을 보였다(p=0.001). 그러나 고주파수에서 청력 감소(Hearing loss) 발생률은 주관적 청력 감소가 있는 환자군과 없는 환자군에서 각각 24%, 42%으로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p=0.064).
한편 주관적 청력 감소 증상이 있는 환자군과 없는 환자군의 순음 검사 결과를 각각의 주파수에 따라 분석한 것은 Fig. 2와 같다. 주관적 청력 감소가 있는 환자군에서는 모든 주파수 영역에서 10 dB 이상의 청력 감소가 있었고, 주관적 청력 감소가 없는 환자군에서는 4,000 Hz, 8,000 Hz의 두 주파수에서만 10 dB 이상의 청력 감소가 있었다.
안면신경 마비 정도와 청력 감소와의 관계는 Fig. 3과 같다. 500, 1,000, 2,000 Hz의 회화주파수 영역과 4,000, 8,000 Hz의 고주파수 영역 모두에서 House-Brackmann 등급에 따른 청력 감소의 차이는 없었다(회화주파수:p=0.821, 고주파수:p=0.874).
환자의 나이와 청력 감소의 관계를 비교한 결과, 나이에 따라 청력 감소의 차이는 컸다. 고주파수 영역에서 20세 미만은 8.9 dB,
20~40세는 10.1 dB, 40~60세는 19.9 dB, 61세 이상은 21.3 dB의 청력 감소를 보여 그룹간 큰 차이를 보였다(p=0.017). 회화주파수 영역에서도 20세 미만이 4.5 dB,
20~40세가 6.8 dB, 40~60세가 9.7 dB, 60세 이상이 13.4 dB의 청력 감소를 보여 나이가 많을수록 큰 청력 감소를 보였으나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p=0.301).
고 찰
Ramsay-Hunt 증후군에서 와우전정기관(cochleovestibular) 증상의 병태생리는 아직까지 뚜렷이 밝혀진 바 없으며 여러 가지 가설들이 제시되고 있다. Murakami 등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중이 점막 내에 존재함을 PCR을 통해 밝혀 안면신경관결손(facial nerve canal dehiscence)을 통해 바이러스가 침투하고, 난원창, 정원창를 거쳐 전정 신경, 청신경을 침범해 증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7) 또한 Furuta 등은 나선신경절(spiral ganglia), 전정신경절(vestibular ganglia)에도 바이러스의 게놈(genome)이 20% 정도 존재함을 PCR을 통하여 밝힘으로써 바이러스의 신경간 전이(transneural spreading) 감염설에 힘을 실어주었다.8) Ozdogmus는 전정신경의 경우, VIIIv번 뇌신경과 VII번 뇌신경 사이에 있는 연결가지(communicating branch)를 통하여 감염이 된다는 주장하였다.9)
Ramsay-Hunt 증후군의 청력 감소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서 미로성 난청과 후미로성 난청 모두 가능하다.10) Blackley 등이 Ramsay-Hunt 증후군 환자들의 조직학적 검사에서 안면신경, 전정신경에 염증소견이 관찰되었고 와우의 코르티 기관(organ of Corti) 및 와우축(modiolus)에도 동일한 염증소견이 관찰되므로 청력 감소가 고실형(cochlear type)과 후고실형(retrocochlear type) 모두 가능함을 주장하였다.11) 또한 Abramovich 등은 ABR, TEOAE 등의 청력 검사를 통하여 미로성, 후미로성 난청이 모두 가능하며 이 두 가지 형태가 동시에 올 수도 있다고 주장하였다.12)
Ramsay-Hunt 증후군에서 청력감소의 발생률은 7%에서 85%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는데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환자군의 크기가 작아 분산값이 커서이기도 하겠지만 청력 감소에 대한 기준이 다양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500, 1,000, 2,000 Hz의 회화주파수 영역에서 10 dB 이상 떨어진 청력감소의 유병률은 111명 중 37명으로 33%로 나타났지만 회화주파수 영역 또는 고주파수 영역에서 10 dB 이상의 청력소실이 있었던 환자들은 111명 중 90명으로 81%나 되었다. 더욱이 주관적인 청력 감소를 호소한 환자의 수는 150명 중 33명으로 22%에 지나지 않는다.
순음 청력 검사를 시행한 환자들의 청력 감소 정도를 주파수별로 보면 고음영역으로 갈수록 청력 감소 정도가 더 커짐을 알 수 있었는데, Ramsay-Hunt 증후군 환자의 청력감소가 고주파수 특이적 청력 감소(high frequency specific hearing loss)임을 보여준다. Furuta 등이 주장한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의 신경간 전이(transneural spreading)가 맞다고 가정하고 VII번 신경에서 VIIIc번 신경으로 바이러스가 침투한다고 볼 때, VIIIc번 신경의 주변부에는 고주파영역의 신경원들이 분포하고 중심부에는 저주파영역의 신경원들이 분포하기 때문에 고주파영역의 청력 감소가 더 쉽게, 더 흔히 일어남을 설명할 수 있다. 또한 침투력이 강한 바이러스의 경우, VIIIc번 신경의 중심부까지 깊숙이 침투할 수 있으므로 저음영역까지 청력 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실험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가설일 뿐이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 주파수에 따른 청력 감소 정도를 주관적 청력 감소를 호소하는 환자군과 주관적 청력 감소가 없는 환자군을 비교해보면, 회화주파수 영역의 청력 감소 발생률은 주관적 증상의 유무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으나 고주파수 영역의 청력 감소 발생률은 주관적 증상의 유무에 따른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또한 Fig. 2에서 주관적 청력 감소가 없는 환자들에서도 고주파수 영역에서는 10 dB 이상의 청력 감소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고주파 특이적 청력 감소를 보이는 Ramsay-Hunt 증후군 환자들 상당수가 자신의 청력 감소를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비록 청력 감소를 호소하지 않아도 고주파 영역의 청력 감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환자들을 대상으로 청력 검사를 시행하여 청력 감소의 유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Wayman 등은 청력 감소와 안면신경 마비 정도와는 서로 상관성이 없다고 발표하였다.13) 본 연구에서도 회화주파수 영역 및 고주파수 영역 모두에서 청력 감소가 안면신경 마비 정도와 무관한 결과를 보였다. 그러므로 비록 안면신경 마비가 심하지 않아도 청력 감소 정도가 심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
Ramsay-Hunt 증후군의 유병률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더 높게 나타나는데 이것은 60세 이상에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세포면역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것과 연관성이 높다.13,14) 본 연구에서 총 150명 환자들의 나이를 20년 단위로 4그룹으로 나누어 보았을 때, 청력감소 정도는 나이가 많을수록 커졌으며 특히 고령일수록 고주파수 영역에서 청력 감소 정도가 심하였다. 이것은 고령의 환자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세포면역기능이 떨어지므로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VIIIc번 뇌신경으로 보다 쉽게 침투하여 광범위한 주파수영역에서 심각한 청력 감소를 보였을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결 론
Ramsay-Hunt 증후군에서 청력 감소의 정도는 안면신경 마비 정도와 상관은 없으며 고주파수 특이적 청력 감소가 특징적이고, 노령의 환자에서 고주파수 영역의 청력 감소 가능성이 젊은 환자보다 상당히 높다. 따라서 비록 청력 감소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고주파 영역을 포함한 순음 검사를 기본적으로 실시하고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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