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문성균, 443-721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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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인간의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상대방의 의도를 듣고 답하는 언어 연쇄(speech chain)에서 비롯된다. 이 과정에서 말의 내용(content)이 되는 분절적 요소(segmental factor)뿐만 아니라 말의 장단, 크기, 속도, 억양 등의 초분절적 요소(suprasegmental factor)도 말의 지각 및 산출에 영향을 미친다.1)2)3)4)
본 연구에서는 인공 와우 이식술 후 말소리의 초분절적 요소(suprasegmental factor)의 지각 및 산출 양상을 문미 억양 실현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두가지 의문문1)5)에 대한 실험을 통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지각 실험에서는 정상과 언어습득 후 실청한 인공와우 집단, 언어 습득 전 실청집단 간 문미억양만 다른 두 의문사를 듣고 이해하는 지각점수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았고, 산출 실험에서는 피험자들이 산출한 억양이 다른 두 가지 의문문의 음향학적 요소들을 비교 분석하였다.
대상 및 방법
대 상
본원 이비인후과에서 언어습득 전 실청되어 인공와우 이식술을 받은 환자(PR)와 언어습득 후 실청(PO)으로 인공와우 이식술을 받은 환자, 그리고 정상 성인(N) 각각 5명씩 총 15명을 대상으로 하였다(Table 1).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대상자들은 모두 Nucleus 3G를 착용하고 있었다.
자 료
정명숙(2000) 연구5)에서 사용된 문장자극을 실험자극으로 사용하였다. 실험자극은 두 문장의 형태는 동일하나, 문미 억양 실현을 통해 의미의 차이를 이루는 의문사 의문문과 판정 의문문 총 10개 문장이다(Table 2). 의문사 의문문(Wh-question)은 의문사가 질문의 중심으로 의문사에 대한 정보에 초점을 두는 반면, 판정 의문문(yes-no question)은 의문사와는 관계없이
"네", "아니오" 대답을 요구한다. 두 가지 의문문의 음향음성학적 특징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의문사 의문문은 판정 의문문보다 억양의 상승이 더 뒤에서 이루어지고, 억양 상승 또한 급격하게 이루어진다.1)5)
총 10개의 실험자극 문장은 음성분석 소프트웨어인 WaveSurfer 1.5.7(Center for speech technology, Stokholm, Sweden)를 이용하여 문미 억양을 제외한 문두 억양을 통일하고 CD로 제작하였다.
절 차
실험은 지각과제와 산출과제로 구성하였다. 지각과제는 방음실내에서 대상자를 스피커에서 1 m 떨어진 곳에 위치시킨 후, 들려 줄 실험자극과 두 개의 보기가 적힌 반응지를 제시하고 실시하였다. 실험자극은 audio booth에서 Verture 322 audiometer로 UV meter가 0점을 유지하면서 피험자들의 평균 순음 청력 정도의 약 25 dBSL에 해당되는 60 dB HL 조건에서 각 자극문항별로 두 번씩 연속적으로 들려주었다. 피험자들에게는 이 질문에 대한 적절한 반응을 반응지에 표기하게 하였다.
산출과제에서는 지각실험자극 중 하나인 "누구 만나요?"를 가지고 두 개의 답변
"수미 만나요.", "네, 친구 만나기로 했어요."라는 답을 제시하고 이러한 답을 도출하기 위한 질문을 산출할 때 달라지는 억양을 실현하여 말하도록 요구하였다. 대상자들의 의문문산출은 WaveSurfer 상에서 BM-203C IMP 600Q 마이크를 이용하여 조용한 곳에서 녹음하였다.
분 석
지각 실험의 분석은 두 가지의 억양 지각에 대한 총 10개의 문항은 피험자들이 제출한 각 반응지를 채점하였고 산출 실험 분석은 피험자마다 각각 2개의 억양이 다른 의문문을 산출하게 하여 총 30문장을 스웨덴에서 개발한 음성 분석 프로그램인 WaveSurfer로 분석하였다. window length는 256으로 하였고 sampling rate는 16000으로 설정하였으며 스펙트로그램 상에서 8000 Hz이상의 음역은 cut-off하였다(Figs. 1 and 2).
통 계
자료의 통계 처리는 SPSS 10.0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일원분산분석(one-way ANOVA)과 Scheffé 사후검정을 통해 두 가지 의문문의 지각 및 산출 과제에서 세 집단 간 수행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결 과
지각과제
세 집단이 지각과제에서 보인 수행에 대한 기술 통계 값은 Table 3에 제시하였다. 정상과 언어습득 후 실청 집단, 언어습득 전 실청 집단은 문미 억양이 다른 두 가지 의문문의 지각점수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산출과제
전체 문장 길이(full length)는 의문사 의문문에서 세 집단 간 전체 문장 길이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p=0.01). 이러한 차이가 구체적으로 어떤 집단 간에 나타났는지 알아보기 위해 Scheffe 사후검정을 실시한 결과(Table 4), 언어습득 전 집단 대 언어습득 후 집단 간(p=0.03), 언어습득 전 집단 대 정상 집단 간에(p=0.02) 모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억양이 상승되는 문장의 길이(peak length)나 강도변화에는 세 집단 간 차이가 없었다. 판정 의문문에서는 세 집단 간의 음도 변화 폭(frequency change)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p=0.01).
이러한 차이가 구체적으로 어떤 집단 간에 나타났는지 알아보기 위해 Scheff 사후검정을 실시한 결과, 언어습득 전 집단과 정상 집단 간에만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또한 억양이 상승되는 지점의 음도 대 강도의 변화(I/F change ratio)에서는 판정 의문문에서만 세 집단 간 음도 대 강도의 변화율에 차이가 있었다(p=0.00). Scheff 사후검정 결과, 언어습득 전 집단의 음도 대 강도의 변화율이 정상 집단에 비해 의미 있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p=0.00).
고 찰
의문사의 문미억양에 따른 지각실험에서 세 집단은 집단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물론 각 집단별 피험자가 적고, 실험에 참여한 인공와우 이식자들이 20개월 미만의 인공와우 착용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이러한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인공와우 이식 후에 초분절적인 요소, 즉 말의 억양이나 음도, 강도, 장단 등이 말의 분절적인 요소보다 더 빨리 습득되는 경향을 보이며, 특히 음도의 상승에 대한 지각이 매우 일찍 시작된다는 다른 연구 결과들과 일치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2)6) 이와 함께 의문사 의문문 문미 억양의 산출 실험에서는 언어습득 전 집단이 음도 변화 폭에서는 두 집단의 수행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문장의 길이는 유의미하게 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의문사 의문문에서의 억양 상승이 판정 의문문에 비해 늦게, 그리고 급격히 나타난다고 보고하였다.1) 이러한 결과에 근거할 때 언어습득 전 집단의 경우, 의문사 의문문에 적절한 문미 억양을 실현하기 위해 음도를 상승시키는데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의문문 억양 산출과 관련하여 언어습득 전 집단은 판정 의문문 산출 시 강도의 변화 폭은 정상 집단과 유사한 수행을 보였으나, 주파수의 변화 폭은 정상 집단이나 언어습득 후 실청한 집단에 비해 유의미하게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3)4) 이로 인해 언어습득 전 집단의 경우 판정 의문문의 음도 대 강도 비율이 정상 집단과 차이가 나게 되었다. 의문사 의문문이나 판정 의문문 모두가 상승조의 문미 억양을 지니나, 억양 상승이 늦게, 급격히 일어나는 의문사 의문문 보다는 상대적으로 길고 완만한 억양 상승이 필요한 판정 의문문의 문미 억양 산출이 더욱 어려웠던 것으로 생각된다. 문미 억양에 대한 지각 실험에서는 집단 간 차이가 없었으나 산출실험에서 몇 가지 요인에 관해서는 집단 간 그리고 과제 간 차이를 보였다는 점은 인공와우 이식술 후 초분절적 요소, 특히 문미 억양을 상승시키는 의문문 지각 및 산출은 상대적으로 지각보다 산출 개선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말소리의 분절적 요소인 자음이나 모음처럼 초분절적인 억양 역시 산출 개선을 위해 재활치료의 한 과정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4)
이러한 연구 결과들로 미루어 볼 때 특히 언어습득 전 실청한 집단의 경우 의문문 산출 시에는 급격한 음도상승을 수반하는 의문문의 길이가 지나치게 길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음도 변화에 대한 부분과 함께 문장 전체의 길이가 길어지지 않도록 말 속도를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 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문미 음도 변화 시 음도 변화가 너무 현격하게 나타나지 않도록 의문사의 종류에 따라 억양에 맞는 적절한 음도 훈련도 요망된다.
외국의 경우 자국어의 초분절적 요소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인공 와우 이식 초기에 수행해야 하는 초분절적 단계들을 이미 제시해 놓고 있는데 비해(Barcelona implant program, Hanover implant program, Iowa implant program)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이러한 초분절적 요소들에 대한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정상과 인공와우 이식자를 대상으로 우리말의 초분절적 요소에 대한 다양하고 객관적인 연구와 이를 근거로 하는 치료 사례 보고 등이 인공와우 이식술 후 초분절적인 요소에 대한 체계적인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꼭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결 론
본 논문에서는 문미 억양이 다른 두 가지 의문문의 지각과 산출에서 집단 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임상적인 시사점을 생각해 보았다. 의문문 문미 억양에 대한 지각실험에서는 언어습득 전 실청하여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집단도 정상이나 언어습득 후 실청으로 인공와우 이식술을 받은 집단들과 집단 간 혹은 과제 간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억양 산출 실험에서는 언어습득 전 실청 집단이 정상이나 언어습득 후 실청한 집단에 비해 음도의 변화폭이 더 큰 의문사의문문 전체 문장의 길이가 길었을 뿐 아니라 의문사 의문문에 비해 판정 의문문의 음도 변화폭이 정상에 비해 확연하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도의 변화는 의문사 의문문이나 판정 의문문에서 집단 간 차이가 없었으나 언어습득 전 실청한 집단의 경우 판정 의문문에서 음도변화 폭이 좁은 것의 영향으로 음도에 대한 강도의 변화율 역시 다른 집단에 비해 의미 있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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